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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이렇게 늙고 싶다

일단정지 2006. 4. 11. 16:27





나는 이렇게 늙고 싶습니다.

나는 늙는것이 두렵지 않다.
늙는다는것은 당연한 일이고
내힘으로 어쩔 수 없기때문이다.
하지만 나는 추하게 늙는것은 두렵다.

세상을 원망하고,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하고,
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고 미워하며,
욕심을 버리긴커녕 더욱 큰 욕심에 힘들어하며
자신을 학대하고 또 주변 사람까지 힘들게 하는
그런 노인이 될까 정말 두렵다.

나는 정말 멋지게 늙고 싶다.
육체적으로 늙었지만 정신적으로
복학한 대학생 정도로 살고 싶다.

늘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이면서 사랑으로 넘치는
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.
주변 사람들에게 늘 관대하고 부지런한
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.

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
늘 어떤 도움을 어떤 방식으로 줄까 고민하고 싶다.

어른 대접 안 한다고 불평하기 보다는
대접받을만한 행동을 하는
그런 근사한 노인이 되고 싶다.

할 일이 너무많아 눈감을 시간도 없다는
불평을 하면서, 하도 오라는 데가 많아
가족에겐 수시로 행방불명이 되는
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.

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고
부러워할 수 있게 멋지게 늙고 싶다.

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는 가운데
나자신은 미소를 지으며 떠나고 싶다.